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방조·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계엄 선포에 동의한 사실은 없으며, 막지 못한 책임만은 통감한다”고 최후 진술했다. 특검은 한 전 총리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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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떠나는 한덕수

“충격적 상황…대통령 결정 되돌리려 했으나 역부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에서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상황을 회상하며 “대통령이 계엄을 하겠다고 밝힌 순간 땅이 꺼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 결정을 막아낼 방도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만류했으나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는 절망감이 남아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국민이 겪은 혼란을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며 “그 어떤 변명도 드릴 수 없다”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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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공소장 변경 두고 변호인단 “내란 방조와 중요임무 종사, 구성요건 달라”

변호인단은 내란특별검사팀의 공소장 변경이 “방어권을 침해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 ‘내란 방조’는 간접·보조적 행위를 전제로 하고

· ‘내란 중요임무 종사’는 적극적·지휘적 행위를 전제로 한다며

“전혀 성격이 다른 범죄를 동일한 사실관계로 묶어 변경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내란 방조는 행위의 인식과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 전 총리가 이를 충족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요임무 종사 혐의와 관련해서도 “당시 군 관련 보고가 사실상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사이에서 이뤄졌다”며 한 전 총리에 ‘지휘·모의’ 요소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특검 “계엄을 막을 유일한 위치…의무 외면하고 내란에 가담”

반면 특검은 한 전 총리가 헌법상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결정을 제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사후적으로 계엄 선포문을 수정·작성하며 내란의 실행을 도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침해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인물이 총리였다”며 “국민의 봉사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 ‘초안 문건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부분은 위증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 선고는 내년 1월 21일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2026년 1월 21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이번 사건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란범죄 연루 의혹과 관련해 전직 국무총리가 형사재판을 받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