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제주프레스 편집국 >

북한이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도 불구하고 영상·음성 기반 인공지능(AI) 분야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제주 지역에서도 해상 경계와 사이버 보안 등에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책 안보 연구기관은 이러한 기술이 향후 감시·사이버 범죄·사칭에 활용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민정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안면 인식, 음성 식별, 음성 합성 기술의 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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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무인기 개발 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25.3.27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저성능 장비에서도 작동 가능한 AI 알고리즘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AI 연구는 고성능 서버나 대규모 데이터셋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을 고려해
▲ 알고리즘 구조 개선
▲ 정보 결합 방식 최적화
등에 중점을 두고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공개된 일부 기술 자료에서 다중 인물 추적과 안면 인식 모델의 성능이 확인된다”며
저성능 장비에서도 운영 가능한 경량화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어 억양·방언 식별 기능 강화

음성 처리 분야에서도 한국어의 지역 억양 또는 특정 발화를 구분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한 정황이 보고됐다. 또한 실시간 음성합성이 가능한 효율적 모델을 구축해, 전산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음성 기술은
▲ 사칭·협박 전화
▲ 온라인 거래 사기
▲ 암호자산 탈취 과정
등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실제 해킹 조직도 AI 기반 침입기술 사용 정황

최근 국제 가상자산 보안 분야에서 발표된 보고서에는
북한 연계 해킹 그룹이 네트워크 침투 과정 전반에
AI 분석·자동화 도구를 사용하는 사례가 언급됐다.

또 국내외 복수 기관은 최근 AI 음성 합성을 이용한 사칭·금융 사기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 연계 가능성을 지적해왔다.

“LLM 기반 생성형 AI 활용은 아직 제한적”

다만 보고서는 챗GPT와 유사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의 본격적인 운용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반 인프라와 데이터 확보의 한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협력 및 무인기 실험도 주목 대상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영상·음성 AI 기술뿐 아니라 최근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 그리고 무인기 실험에서 나타나는 AI 기반 시스템 결합 가능성도 함께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기반 군사·사이버 역량이 빠르게 고도화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기술 축적 속도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 시각: “AI 기반 정보전이 해상·관광 동선에도 영향 줄 수 있다”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북한과 가장 떨어진 지역 중 하나지만, 해상·관광·사이버라는 세 영역에서 AI 기반 위협이 간접적으로 연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지적한다.

1) 해상 경계 식별 체계에 혼선 가능성

제주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해역을 담당하는 지역 중 하나이며, 대만·중국·일본 항로와 이어져 민간 선박 이동량도 많다. 해군 및 해경 퇴역 관계자들은 “영상 AI 기반 위장 기술이나 합성 신호가 활용될 경우, 해상 감시체계에서 식별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 해상 밀입국
· 불법 조업
· 무인기 접근
등의 상황에서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2) 관광객 대상 보이스피싱·사칭 기술 고도화 우려

제주는 연간 약 1,400만 명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로, 지역 외부와의 통신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AI 기반 합성음성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 지자체·경찰·호텔을 사칭한 연락

-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다국어 보이스피싱

- 여행 중 위급 상황을 가장한 가족·지인 사칭

제주 사이버수사 실무자들은 “북한 연계 조직은 ‘지역 특정 사기’를 자주 구사하는데,
AI 음성 기술까지 결합될 경우 수사가 난이해질 수 있다” 고 설명한다.

3) 지자체·관광업체 대상 사이버 침입 위험 확대

제주시·서귀포시 등 지자체는 관광 통계, 스마트관광 시스템, 교통·예약 데이터 등
다양한 ICT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자동화 침입이 늘어난다면, 지역 시스템을 대상으로 한

- 정보 탈취
- 예약·결제 시스템 공격
- 외국인 개인정보 취약성 노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제주도 차원의 AI·사이버 대응 강화 필요성 커져”

안보·정보기술 전문가들은 북한의 AI 기술 고도화가 단순한 첨단기술 문제가 아니라,
지역 단위의 생활·관광·경제 안전과도 연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제주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제주의 특성상 국방 부문보다는 관광·행정·통신 쪽에서
AI 기반 위협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과 같은 대응을 제안한다.

- AI 기반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 해상 감시체계의 위장·합성 신호 대응 기술 개발

- 관광업체 대상 사이버 보안 가이드라인 강화

- 외국인 관광객 대상 긴급 사칭 예방 교육·안내

■ “LLM 기반 생성형 AI 활용은 아직 제한”…전문가, ‘러시아 협력’도 주시

보고서는 북한이 챗GPT 등 대형 언어모델(LLM)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북한·러시아 협력과 무인기 실험에서 나타나는 AI 기반 군사기술 연계 가능성은 면밀히 관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결론: “AI 기반 북한 위협, 제주에 직접적 충격은 아니지만 대응 필요”

AI 기술 수준에 대한 과대평가를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북한 AI 기술이 군사·사이버 영역에서 질적 변화의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제주처럼
● 관광객 대규모 방문
● 다양한 국가와의 통신
● 해상 교통량이 큰 구조
를 가진 지역은 ‘AI 기반 사이버·사칭·위장 기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