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게시판




지난 6월중순, 서울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낯선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시진핑 연구’, ‘사회주의 세미나’라는 제목의 안내문과 자료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학술행사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특정 국가 지도자와 체제를 미화하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물론 대학은 다양한 사상과 견해가 공존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어디까지나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학문적 탐구의 자유이지,
특정 이념이나 권력자를 찬양하는 선전의 자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상의 다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가 잠식되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지점입니다.

서울대학교는 대한민국 최고 지성의 상징이자,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공간입니다.
그런 곳에서 이러한 게시물들이 공식적으로 혹은 묵인된 채 존재한다면,
그 영향은 다른 대학으로, 그리고 사회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서울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주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제주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 역시,학문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특정 이념이 확산되는 상황을 예방하고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자유로운 토론은 필요하지만,그 자유가 타국의 체제 선전이나 정치 선동의 장으로 변질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학문이 아닙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오랜 역사와 문화, 그리고 배울 점이 많은 이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는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권력을 중앙에 집중시키며, 비판을 억압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이 체제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그 체제를 미화하거나 지도자를 연구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면
그 순간, 대학의 정신은 왜곡됩니다.

제주는 늘 평화와 공존의 섬이라 불립니다.
그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사상과 자유, 그리고 진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토양 위에 서야 합니다.
외부의 이념이 우리의 교육과 가치관을 흔들 때,
우리는 그저 방관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의 풍경은 제주에도 하나의 경고처럼 다가옵니다.
깨어 있는 시민, 깨어 있는 대학,
그리고 깨어 있는 도민의식이야말로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제는 제주에서도 깊이 고민할 때입니다.


작성자: 선보배 / 제주프레스
(본 기고는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특정 기관이나 정당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