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담동의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그 길을 걸을 때마다 풍경은 조금씩 다르다.
파도는 하루에도 수십 번 모양을 바꾸고, 바람은 시간마다 방향을 달리한다. 그 변화의 길 위에, 무지갯빛 색깔이 줄지어 서 있다.용담해안도로. 도심과 가장 가까운 바다이자, 일상이 여행으로 바뀌는 제주인의 숨결 같은 길이다.
공항을 빠져나온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바다가 바로 이곳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한 수평선 위로는 비행기가 낮게 지나가고,
도로 한켠에는 형형색색의 블록과 조형물들이 제주의 일상 풍경에 작은 활기를 더한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연인들,
그리고 그저 묵묵히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이 길은 ‘제주의 시작’이자 ‘마음의 쉼표’가 되어준다.
최근 용담해안도로는 SNS를 통해 ‘공항 앞 포토존’으로 불리며 여행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노을이 바다 위를 붉게 물들일 때면 도로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변한다.
어떤 이는 “이 길을 걸으면 제주의 바람이 말을 거는 것 같다”고 말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굉음조차도 파도와 어우러져 묘한 리듬이 된다.
하지만 용담해안도로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색감도, 관광명소의 이름도 아니다.
그 평범함 속에서 느껴지는 제주의 ‘생활의 온기’다.
출근길에 매일 이 길을 지나며 바다를 스치는 도민에게는 일상의 일부이지만,
여행자에게는 그 짧은 순간이 잊지 못할 제주의 기억이 된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용담해안도로의 풍경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진심 때문이다.
누군가는 바다를 찍고, 누군가는 그 바다를 걷는다.
그리고 제주프레스는 그 모든 순간을 기록한다.
용담해안도로,
그곳은 제주의 진심이 바람에 실려 흐르는 길이다.